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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픽(Pick) 문화공간/행사

영월에 핫한 온천(?)이 생겼다??!! 음악과 이야기에 마음을 담그는 시간, 소리의 온천

2026년 10월 22일
임송이
문화공간/행사

영월에 조금 특별한 온천이 생겼습니다.

이름하여, 소리의 온천.

 

이곳에는 물이 없습니다. 대신 음악이 있고, 이야기가 있습니다.

매회 하나의 주제를 정해 그날만을 위한 이야기를 쓰고, 이야기의 흐름에 어울리는 음악을 고릅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이야기와 음악 속에 약 한 시간 동안 마음을 담그는 시간.

 

이것이 바로 뮤직테라피 프로그램 〈소리의 온천〉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우리는 얼마나 자주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주변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까요. 바람을 느끼고, 눈앞의 풍경을 바라보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잠시 쉬어가는 시간이 현대인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저 자신에게도 그런 시간이 필요했고요.

 

특수교사이자 싱어송라이터로 살아가며 마음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일에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노래와 심리학, 그리고 지역의 문화를 접목해 사람들의 마음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소리의 온천〉입니다.

 

 

 

이번에는 영월의 두 장소에서

이번 〈소리의 온천〉은 두 곳에서 진행했습니다.

 

10월 9일 금요일에는 석항트레인스테이에서,

 

 

다음 날인 10월 10일 토요일에는 김삿갓면의 작은 카페, 어쩌다영월에서 만났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두 번째 장소였던 어쩌다영월에서의 시간을 조금 더 자세히 소개하려 합니다.

 

오후 6시 시작을 앞두고 일찍 도착해 자리를 준비했습니다. 차와 간식, 그리고 편안하게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마련한 소리의 온천 힐링 키트까지 하나씩 챙겼습니다. 준비 과정에는 석초딩과 석봉이도 함께했습니다. 덕분에 공연을 준비하는 시간마저 즐거운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제가 처음부터 소리의 온천을 구상하며 바랐던 모습은 분명했습니다. 의자에 반듯하게 앉아 무대를 바라보는 공연이 아니라, 편하게 누워 하늘을 바라보며 이야기와 음악을 듣는 시간이었으면 했습니다.

 

 

그래서 영월읍을 벗어나 몸을 편히 눕힐 수 있는 장소를 찾아다녔고, 소리의 온천과 잘 어울리는 아기자기한 공간, 어쩌다영월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잘 듣는 것보다 편안하게 쉬는 것

사실 걱정도 있었습니다.

두 장소 모두 영월읍에서 차로 약 25~30분 거리였습니다. 읍내를 벗어난 곳에서 프로그램을 여는 것이 처음이라 과연 사람들이 찾아와 줄까 싶었습니다. 맘카페와 블로그, 카카오톡 프로필까지 활용해 열심히 알렸습니다.

 

 

문화도시 영월의 주민제안백써 지원사업 덕분에 무료로 진행할 수 있었지만, 아무리 좋은 취지의 프로그램이라도 참여자가 찾아와야 비로소 완성될 수 있으니까요.

다행히 두 장소 모두 준비한 자리가 채워졌고, 추가로 마련한 자리까지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바라던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신발을 벗고 편하게 눕는 사람들, 눈을 감고 음악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 안대를 쓰고 온기를 느끼며 쉬어가는 사람들. 누군가는 주변의 풍경을 바라보고, 누군가는 잠시 깊은 잠에 빠져들기도 했습니다.

무대의 중앙도, 반드시 바라봐야 할 방향도 없었습니다. 잘 들어야 한다는 부담도, 무언가를 얻어 가야 한다는 의무도 없었습니다.

 

 

그저 자신에게 편안한 자세로 이야기를 듣고 음악을 느끼면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만들고 싶었던 시간을 참여자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누려주고 있다는 사실이 참 고마웠습니다.

 

 

매번 새로운 이야기로 채우는 소리의 온천

소리의 온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매회 달라지는 이야기입니다.

 

 

하나의 주제를 정하면 저는 한 달 가까이 원고를 쓰고 다듬습니다. 이야기의 틀을 잡고, 장면에 어울리는 음악을 고르고, 이야기와 음악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여러 번 수정합니다.

그렇게 반복해서 완성한 이야기는 오직 그날, 그 자리에서만 들을 수 있습니다.

같은 음악이라도 어떤 이야기를 따라 듣느냐에 따라 다르게 다가오고, 같은 이야기를 들어도 사람마다 마음에 남는 장면은 다를 것입니다.

그래서 모든 참여자가 똑같은 감동을 느끼기를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는 시간이었을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조금 낯설거나 지루한 시간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잠시 일상을 내려놓고 자기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행사가 끝난 뒤 참여자들이 돌아가며 건네준 인사와 다음 날 일부러 보내주신 감사의 연락은 큰 힘이 되었습니다. 좋은 시간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제가 준비한 시간이 누군가에게도 작은 쉼으로 남았다는 사실에 감사했습니다.

무엇보다 저 자신에게도 힐링의 시간이었습니다. 원고를 쓰고 음악을 고르는 동안 수없이 듣고 또 들었던 곡들이었지만, 참여자들과 같은 공간에서 이야기 사이사이 음악을 듣는 순간은 또 다른 감정으로 다가왔습니다.

 

 

영월에 그런 온천이 있었어?

〈소리의 온천〉은 단순히 음악을 들려주는 공연도, 이야기를 들려주는 낭독회도 아닙니다. 음악과 이야기를 매개로 잠시 멈추고, 자신의 마음과 감각에 귀를 기울여 보는 시간입니다.

그리고 이 시간을 영월만의 문화 프로그램으로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언젠가 누군가 영월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영월에 그런 온천이 있었어? 물은 없는데, 마음이 쉬어가는 온천.”

새로운 이야기를 쓰고, 그 이야기에 어울리는 음악을 고르고, 다시 마음을 담글 수 있도록 소리의 온천 물을 데워보겠습니다.

새로운 이야기로 곧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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