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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픽(Pick) 산책로

7세, 9세 아이와 함께 걷는 운탄고도 1길+외씨버선 길

2026년 08월 19일
권재희
산책로
영월은 가만히 발걸음을 옮기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참 고마운 동네입니다. 영월, 정선, 태백, 삼척을 유유히 잇는 운탄고도는 과거 석탄을 운반하던 옛길로, 자연의 푸르름과 지나간 세월의 흔적을 함께 만끽할 수 있는 매력적인 길입니다.

이번 산책은 아이들과 함께 청령포에서 출발해 세경대 입구를 거쳐 집으로 돌아오는 가벼운 코스로 정했습니다. 연휴라 주차장과 도로마다 차량이 가득했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청령포에 들어서 본격적인 걸음을 시작했습니다.

초반 오르막길을 지날 때는 빗물에 땅이 조금 미끄러웠지만, 안전 줄과 나무 계단이 잘 정비되어 있어 아이들도 신나게 오를 수 있었습니다. 운치 있게 곡선을 그리며 꺾인 나뭇가지와 울창한 숲길은 근사한 배경이 되어주었고, 길가에 놓인 전봇대 위에서 균형 잡기 놀이를 즐기며 숲이 주는 여유를 온몸으로 느꼈습니다.

숲길 곳곳에 정성스레 쌓인 돌탑들을 보니 단종 설화가 내려오는 영월의 고즈넉한 분위기가 더욱 와닿았습니다. 숲을 벗어나자 눈앞에 한적한 시골길과 기차 터널이 펼쳐졌고, 멀리 봉래산 위로는 구름을 뚫고 내려오는 패러글라이딩이 한 폭의 그림처럼 보였습니다.

폐역이 된 청령포역 근처 쉼터에 앉아 아이들과 간식을 나누어 먹었습니다.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과 옛 역사의 아늑한 풍경 덕분에 마치 까마득한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가족들과 하송 지하차도를 지나 스포츠파크 둘레길을 따라 천천히 걸었습니다. 예쁜 조명이 달린 나무들과 지하차도 내부의 외씨버선 갤러리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갑자기 빗줄기가 굵어져 발걸음을 돌려야 했지만, 고요한 자연 속에서 서로의 속도에 맞춰 걸을 수 있어 소중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농촌유학을 통해 이렇게 걷기 좋고 아름다운 영월에서 아이들과 함께 매일을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에 다시금 깊은 감사와 행복을 느낀 하루였습니다.

대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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