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2026년 9월 13일) 우리 마을에서 1년에 한 번 열리는 축제가 있었어요.
영월군 산솔면의 삼굿축제가 우리 집 바로 앞에서 열렸답니다. 벌써 3년째 이 축제를 함께 즐기고 있어요.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이 축제와 함께 살고 있다고 해야 맞을 것 같아요.
삼굿축제의 장소가 바로 제가 살고 있는 집 앞이거든요.
우리 집 앞 잔디마당이 그날 하루는 마을 전체의 축제장이 된답니다.
[삼굿이 대체 뭔가요?]
혹시 '삼굿'이라는 단어가 낯설게 느껴지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도 처음 이 마을에 왔을 때 '삼굿이 뭐지?' 싶었거든요.
삼굿은 나무와 돌을 뜨겁게 데운 뒤 물을 부어, 그때 생기는 수증기로 대마(삼베옷의 원료)를 쪄내던 전통 조리법이자 삶의 방식이에요. 옛날 사람들은 땅에 구덩이를 파고 뜨거운 돌을 넣은 다음, 그 위에 대마를 얹어 수증기로 익혔답니다. 그리고 대마와 함께 옥수수, 감자, 고구마, 계란 같은 음식을 함께 넣어 익혀 나눠 먹었어요.
이렇게 함께 익힌 음식이 각 집의 삼베를 서로 구분하는 기준이 되기도 했다고 해요.
또 하나 재미있는 점은, 삼굿 위에 돌을 얹고 그 위에 고기를 구워 먹는 문화도 있었다는 거예요.
옛 선조들의 슬기가 한 자리에 다 모여 있는 조리법인 셈이죠.
지금은 대마를 더 이상 재배하지 않지만, 산솔면 녹전3리 마을에서는 이 삼굿 전통을 오늘날까지 그대로 이어오고 있어요. 대마 대신 음식만 넣어 삼굿 체험을 진행하고, 그 위 돌에 수수나무 가지에 꽂은 고기를 구워 삼굿꼬치구이로 즐긴답니다.
[산솔면 온 마을이 어우러지는 하루]
삼굿축제는 산솔면 온 마을이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예요.
마을 주민뿐 아니라 타지에서도 이 축제를 즐기기 위해 일부러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답니다.
주요 프로그램을 소개하자면 이렇게 다양해요.
삼굿 체험과 삼굿꼬치구이 시식
주민들이 직접 만든 음식 세트 메뉴 판매
경품 추첨
노래자랑
산솔면 주민들을 위한 힐링음악회(참사랑예술단·초대가수·빅밴드 합주)
먹거리, 볼거리, 즐길 거리가 하루 종일 이어지니 심심할 틈이 정말 없어요.
[축제의 꽃, 삼굿꼬치구이]
이 모든 프로그램 중에서도 단연 삼굿축제의 꽃은 '삼굿꼬치구이'예요.
뜨겁게 달군 돌 위에 수수나무 가지에 꽂은 고기를 얹으면 지글지글 소리와 함께 기름기가 쫙 빠지면서 담백하게 익어요. 요즘 흔한 숯불구이나 프라이팬 구이와는 완전히 다른, 옛 방식 그대로의 맛이랍니다.
한 꼬치에 5,000원으로 판매되고 있어서, 많은 분들이 줄지어 시식을 즐기시더라고요.
한 입 베어물면 고기 본연의 맛이 살아있으면서도 담백해서, 아이도 어른도 모두 좋아하는 맛이에요.
[마을 주민이 직접 준비한 세트 메뉴]
또 하나 인상 깊었던 건, 모든 음식을 마을 주민들이 직접 손수 만들어 세트 메뉴로 판매하고 계셨다는 점이에요.
시중 식당에서 사 먹는 그런 맛이 아니라, 옆집 어머니 손맛이 그대로 담긴 음식이라고 하면 이해가 빠르시겠죠.
정겨운 마을 잔치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놓은 밥상이었답니다.
[산솔면 주민들을 위한 힐링음악회 — 산골음악회의 낭만]
이번 삼굿축제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순서는 바로 '산솔면 주민들을 위한 힐링음악회'였어요.
축제 안에서 진행된 특별 무대로, 주민들에게 문화적 쉼과 즐거움을 함께 선물한 시간이었답니다.
첫 무대는 참사랑예술단이 열어주셨어요.
곱게 한복을 차려입으신 단원분들이 전통춤과 뱃노래공연을 선보여주셨는데, 마을 어르신들이 정말 좋아하시더라고요.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이 대부분인 이 지역에서 이런 전통 공연은 그야말로 향수와 기쁨을 함께 안겨드리는 무대였어요.
이어서 오늘의 초대가수가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불러주셨어요.
그런데 여기서부터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답니다. 초대가수의 노래에 흥이 한껏 오른 주민들이 하나둘 무대 앞으로 나오시더니, 결국 다 같이 어우러져 춤을 추는 상황이 벌어진 거예요.
노랫가락에 어깨춤이 절로 나오는, 정말 시골 축제만의 정겨움이 살아있는 순간이었어요.
그리고 대미를 장식한 건 영월빅밴드의 합주였어요.
다양한 악기의 하모니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선율이 우리 마을 잔디마당 위에 울려 퍼졌답니다.
지역 주민들과 축제를 찾아온 외지 관람객들까지, 모두가 한마음으로 음악에 귀 기울이는 그 시간이 마치 '산골음악회' 같은 분위기였어요.
솔직히 이런 기회가 없다면, 우리 마을 어르신들은 이런 공연을 접하기 정말 쉽지 않으실 거예요.
평소 농사일로 바쁘신 데다, 일부러 도시로 나가 공연을 챙겨보시기엔 여유가 많지 않으시니까요.
그런 어르신들을 위해 이렇게 마을로 직접 찾아오는 음악회가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이번에 다시 한번 느꼈답니다.
게다가 프로그램 구성이 어르신들이 좋아하시는 장르 위주라 더 반응이 뜨거웠던 것 같아요.
[3년째 이웃으로 살면서 느끼는 것]
삼굿 체험, 마을 밥상, 그리고 힐링음악회까지 — 이렇게 다양한 볼거리와 다채로운 공연이 하나로 연결되니 축제가 정말 풍성해지더라고요.
저는 이 마을에 살면서 매년 삼굿축제를 지켜보고 있어요.
처음엔 집 앞에서 열리는 축제라 조금 시끌시끌하지 않을까 걱정도 했는데, 막상 겪어보니 완전히 반대였어요.
1년 중 하루, 온 마을이 하나가 되는 이 시간이 오히려 이 마을에 사는 큰 이유가 되고 있답니다.
옛 선조들이 삼굿 앞에 모여 앉아 음식을 나누며 이야기를 주고받던 그 시간을, 오늘날에도 우리 마을 주민들이 그대로 재현하며 이어가고 있는 거예요. 대마를 쪄내는 실용의 목적은 사라졌지만, 그 자리에 남은 '함께 나누고 어우러지는 마음'은 여전히 살아있답니다. 그 마음 위에 이번엔 음악까지 얹혀졌으니, 축제가 더할 나위 없이 깊고 넉넉했어요.
[체험을 원하시는 분들께]
매년 전통 방식 그대로 삼굿을 이어오고 있는 우리 마을에서는, 축제 기간이 아니어도 삼굿 체험 문의를 받고 있어요. 가족 단위, 친척 모임, 동호회 등 단체 방문도 가능하니 진짜 옛 방식의 삼굿구이가 궁금하신 분들, 전통 체험을 원하시는 분들은 언제든 문의해보시길 추천드려요.
수증기로 익힌 담백한 옥수수와 감자, 그 위에 얹혀 지글지글 익어가는 고기 한 점. 그리고 축제날에만 느낄 수 있는 참사랑예술단의 전통춤, 초대가수의 흥, 빅밴드의 하모니까지. 이 맛과 이 풍경은 도시에서는 절대 만날 수 없거든요. 산솔면 녹전3리 삼굿마을에서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댓글
0개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아직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