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아카이브

차酒와 풍류 — 영월의 가을밤, 세 잔의 풍류

2026년 10월 07일
문화예술지원
예술창작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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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酒와 풍류〉는 차(茶)·와인(Wine)·술(酒) 세 가지 마실 거리를 국악 연주와 함께 맛보는 공연으로, 2026년 9월 18일 영월군 종합사회복지관 로비에서 열렸다. 마실 거리가 한 잔씩 제공되면 관객이 이를 맛보는 동안 가야금·생황·타악 연주가 이어지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별도의 무대 없이 로비를 공연장으로 활용해 연주자와 관객의 거리가 매우 가까웠다.

 

1. 茶 – 어수리 차 시연: 한복 차림의 시연자가 돗자리 위에 다구를 펼치고 차를 우렸다. 다관을 기울이고 찻사발을 채우는 느린 행다가 공연의 첫 호흡을 가라앉혔고 객석에는 차 한 잔과 전병 다식이 찻잎과 함께 제공되었다.

2. Wine – 예밀 와인 시연: 영월 예밀 와인 레드와 화이트를 시음했다. 잔 옆에 송이째 담은 포도를 함께 놓아 술의 원료와 산지를 설명 없이도 보여주는 차림이 인상적이었다.

3. 酒 – 단종의 눈물주 시연: 제1회 단종의 미식제 최우수상 수상작인 '단종의 눈물주'를 옹기 술독 앞에서 소개하며 술 빚는 과정을 설명했다. 객석에서는 하얀 사발에 담긴 탁주와 오미자를 넣은 연분홍빛 탁주를 맛볼 수 있었다. 단종의 유배지라는 영월의 역사가 술 이름에 담겨 있어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4. 풍류 – 국악 연주: 가야금·생황·타악 합주가 잔을 비우는 동안 이어졌다. 여러 개의 관을 묶어 화음을 내는 생황의 소리가 로비를 넓게 채웠고, 연주자의 박수 유도에 관객들이 호응하며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지역 특산물이 진열대 위 상품이 아니라 음악과 이야기를 입은 '경험'으로 전달되는 방식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원료를 잔 옆에 두고, 이름에 지역의 역사를 담고, 만드는 과정을 눈앞에서 보여주는 세 가지 방식은 각기 달랐지만 모두 "이 맛은 영월에서 왔다"는 같은 메시지를 전하고 있었다.

다만 공연 이후 시음한 제품을 다시 찾을 수 있는 구매 경로까지 안내되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하룻밤의 풍류가 지역의 일상적인 소비로 이어질 때, 이런 무대가 계속되어야 할 이유도 더 분명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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