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아카이브

뜨거운 영월장터에서 만난 12개의 기타,인생2막을 노래하다

2026년 09월 09일
문화예술지원
문화예술활성화
78

8월 19일 오후 1시, 영월 덕포문화장터를 찾았다. 이날 덕포문화장터에서는 ‘통기타로 떠나는 영월여행’이라는 이름의 공연이 열리고 있었다. 이번 행사는 ‘2026 지역생활예술지원사업’의 하나로 마련된 자리였다. 한여름의 햇볕은 생각보다 뜨거웠다. 행사장 주변에도 더위가 그대로 느껴졌다.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찾아온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무대 위에 준비된 기타 선율이 잔잔하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곳에서 만난 단체가 바로 ‘기타와 소나무’였다. 안내판에 ‘기타와 소나무’는 2025년에 결성된 통기타 동호회로, 이강모 선생의 지도 아래 평생학습동아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12명의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역축제에 참여하고 작은 음악회를 열어왔다. 특히 그동안 40여 차례 공연과 재능기부 활동을 이어오며 음악을 통해 지역사회와 함께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공연무대에서는 통기타 공연만 펼쳐진 것은 아니었다. 영월 첼로앙상블의 협연과 초대가수의 무대, 시 낭송도 이어졌다. 서로 다른 악기와 목소리가 어우러지면서 작은 장터의 무대가 어느 순간 하나의 음악회로 변해가는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공연 자체보다 회원들의 모습이었다. 관람객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도 회원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웃고, 음악을 함께 나누고 있었다. 공연을 잘 보여주기 위한 자리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나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자리처럼 보였으며,공연 중간에는 최영진 회장이 아이스크림과 얼음물을 준비하여 회원들에게 건네기도 했다. 무더운 날씨 속에서 함께 공연을 준비하고 무대를 만들어가는 회원들을 챙기는 모습에서 동호회라는 공동체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공연이 끝난 뒤 최영진 회장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기타와 소나무’가 인터넷을 통해 외부에 알려진 정보가 많지 않다는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지역에서 꾸준히 공연과 재능기부를 하고 있지만, 정작 그 활동을 외부에 알릴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아 보였다. 그래서 앞으로 인터넷신문 등을 통해 이들의 사회공헌 활동을 알리는 기사를 써보겠다고 말씀드렸다. 회장도 반갑게 받아들였다.

 이날 대화를 나누면서 ‘기타와 소나무’가 영월 안에서만 활동하는 동호회에 머물기보다는 다른 지역으로 활동의 폭을 넓혀가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 기회가 많아지고 다른 음악인들과의 협연도 확대된다면 영월을 대표하는 생활예술 동호회로 성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체험형 학습장인 토교힐링파크와 ‘기타와 소나무’가 앞으로 협력하는 방안도 검토해보기로 했다. 음악과 자연,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이 만나는 새로운 문화 프로그램으로 발전할 수 있다면 지역의 생활예술과 관광을 연결하는 좋은 사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무더운 날씨 때문인지 공연을 찾은 관람객이 많지 않았고, 덕포 장날에 시장을 찾은 사람들에게 공연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홍보도 조금 부족해 보였다. 좋은 공연을 준비하는 것만큼 ‘어떻게 사람들에게 알리고 공연장으로 오게 할 것인가’도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이날 무대는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 12명의 회원이 기타를 들고 함께 무대에 선다는 것은 단순히 음악을 연주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배우고, 사람들과 만나고, 공연을 하고, 때로는 자신의 재능을 다른 사람에게 나누는 것. 그것이야말로 생활예술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모습이 아닐까. 이번 공연은 영월 예월 아카이버를 시작한 나에게도 특별한 시간이었다.

현장에 가기 전에는 단순히 통기타 동호회의 공연을 관람한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고 회원들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음악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힘이 있다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영월에는 아직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고, 단체가 있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이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이야기를 찾아내고 세상에 알리는 것 역시 지역 아카이버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싶어서 다짐을 해보았다.

 앞으로 ‘기타와 소나무’가 영월을 넘어 더 넓은 무대에서 활동하고, 다양한 음악인들과 협연하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통기타의 아름다움을 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뜨거운 여름날 덕포문화장터에서 만난 12개의 기타는, 영월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음악으로 서로의 인생2막을 응원하며 울림을 주고 있다는 것을 들려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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