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아카이브

평범한 사물이 인형이 되는 순간…별비612, 영월서 상상 인형극 선보여

2026년 09월 09일
문화예술지원
문화예술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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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로 사는 아홉 가지 봄 어려움’ 광복절 두 차례 공연

판소리 수궁가 모티브로 어린이·가족 관객과 소통

극단 별비612의 인형극 ‘토끼로 사는 아홉 가지 봄 어려움’이 광복절인 지난 15일 영월문화예술회관에서 두 차례 공연돼 어린이와 가족 관객들에게 즐거운 상상과 웃음의 시간을 선사했다.

이번 작품은 판소리 수궁가에 등장하는 ‘토끼의 삼재팔난’에서 착안했다. 익숙한 옛이야기를 그대로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토끼가 용궁으로 가라는 유혹을 마주하고 바깥세상에서 여러 어려움을 겪으며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과정을 오늘의 감각으로 풀어냈다.

무대 위 토끼는 누군가가 정해 준 길을 무조건 따라가기보다, 수많은 선택의 순간에서 고민하고 판단하며 한 걸음씩 성장한다. 작품은 어린이와 청소년이 학교와 가정, 친구 관계 속에서 마주할 수 있는 작은 걱정과 낯선 선택을 떠올리게 하며, 각자의 생각과 마음을 믿고 스스로 길을 찾아가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자연스럽게 전했다.

공연의 가장 큰 특징은 평범한 생활용품이 상상의 재료가 되는 무대 연출이다. 배우들은 포대자루와 밧줄, 천 조각, 바구니 등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물을 손에 들고, 묶고, 흔들고, 펼치며 다양한 인형과 공간을 만들어냈다. 처음에는 단순한 물건처럼 보였던 사물이 어느새 토끼가 되고, 길이 되고, 바다와 용궁을 떠올리게 하는 무대 장치로 변신했다.

배우들의 빠른 움직임과 재치 있는 표현, 사물의 뜻밖의 변신이 이어질 때마다 객석에서는 웃음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어린이들은 눈앞에서 펼쳐지는 장면을 따라가며 인형의 움직임과 이야기에 집중했고, 부모와 보호자들도 아이들과 함께 공연의 재미를 나눴다. 화려한 장치에 의지하지 않고 배우의 손과 몸, 소품만으로 만들어 낸 장면들은 관객들에게 더욱 친근하고 생생하게 다가왔다.

공연 뒤에는 배우들과 함께 동물과 상상의 캐릭터를 만들어 보는 ‘사물 상상 놀이터’가 진행됐다. 어린이들은 직접 소품을 만져 보고 서로 다른 물건을 이어 붙이며 자신만의 동물과 이야기를 만들었다. 같은 물건도 어떻게 바라보고 사용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몸으로 체험하는 시간이었다.

극단 별비612은 “어린이와 청소년이 삶의 여러 갈림길에서 자신만의 선택을 해 나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작품에 담았다”며 “상상하는 순간 평범한 사물도 새로운 이야기로 피어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어린이들에게는 신나는 놀이와 상상의 무대가 됐고, 가족 관객에게는 함께 웃고 이야기를 나누는 문화예술의 시간이 됐다. 영월문화예술회관에서 펼쳐진 인형극은 작은 사물 하나에도 무한한 이야기가 담길 수 있음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마음속에 따뜻한 상상의 씨앗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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